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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볶지않았는데 ' 닭볶음탕' ?!
떡볶기도 볶지않지만 떡볶이니까 뭨.
'닭도리탕'이 더 친근하고 입맛땡기는데
그럼 무슨 친일파취급을 해대니...
귀한깻잎 어찌 맛있게 먹을까 고민하다...
깻잎떡볶이가 떠올랐다.
다니던 초등학교...아니 국민학교 ㅋ앞에
포장마차떡볶이집은 늘 깻잎을 듬뿍 넣어주셨는데,
단연코 내 인생 제일 맛있는 떡볶이였다고
말 할수있다.
중학교앞 고등학교앞...성인이 되서도
떡볶이맛이 맘에 들지않을때마다 그 깻잎떡볶이가
그리웠다. 왜..?! 왜..?!
먹지말라는것을 사먹는게 좋았어였을까...
배가 그리 고팠던걸까...?!
항상 이백원어치는 아쉬웠고...
어느날, 내일은 없는사람처럼
사백원어치를 사먹고는 배가 터지는줄...
그날 내 위장은 이미 성인크기로 늘어났지 싶다.
이십여만에 만난 친구와도 그 떡볶이집 추억으로
한참 수다를 떨며 낄낄거렸었다.
'음식은 추억이다'라는 말을 이럴때 쓰는건가..?!
깻잎떡볶이만 만들자니 심심하고...
떡볶이에 해물을 넣을까?! 고기를 넣을까?! 하다가
닭볶음탕에 깻잎도 잘어울리겠단 생각에 다다랐다.
참...사연도 길구먼~
채소를 많이넣고 무르게 익혀 먹고싶었다.
양파도 단맛내고 녹아버리라고 처음부터 넣었고,
그이나 나나 감자보단 무를 좋아한다.
주재료
닭고기. 무. 햇양파2개. 당근.양배추.
대파.떡볶이떡.깻잎
일본은 닭한마리를 잘라파는것은 거의없고,
허벅지살.가슴살.안심.다리.날개 심지어 껍질도 따로
포장해서판다.
그래서 허벅지.다리.안심 한팩씩 주섬주섬
들고와 다시 합체(?!)시킨다.
그로데스크하다.
양념장
고추장.간장.고추가루.설탕.미림.청주.
다진마늘.다진파.생강즙.후추가루.
*닭삶을때 청주
*간볼때 쇠고기다시다.올리고당.
닭고기는 끓는물에 청주를 넣고 한번 데친 후
지방제거(...술ㅋㅋ) 한뒤 씻는다.
무와 당근은 모서리를 깍아주고,
(부서짐방지) 나머지자투리도 함께 넣어준다.
먼저 닭고기. 무.당근.다시마한조각.양념장1/2정도에
양파한개.
물 자작하게 붓고 뚜껑열고 팔팔끓인다.
불을 줄이고 나머지 양념장과
또 양파한개( 한번에 넣어도 무관)
떡-양배추-대파 눈치봐가며 넣는다.
마지막 간보며 간장.소금.젓갈...다 좋지만
난 쇠고기다시다!
닭고기양도 많았지만
채소를 너무 때려부었더니 넘치고 난리도 아님.
맨날 식탐이 많은건지 손이큰건지...바본가?!
깻잎은 불에서 내린 후
무심한듯 찟어올려준다.
냉동시켜놓고 일년내내 먹는 깻잎김치.
또 일년내내 먹어야할 동치미(맛대가리도 없는...).
텃밭농사를 집어치우기전엔
평생 먹어야지 싶은데...
영감은 질리지도 않는가보다.
벌써 깻잎씨 주문해다가 밭갈고 뿌릴 준비중이다.
올해도 깻잎따느라 내 엄지손톱은 까맣게
물들어다니며 손톱때라고 오해받겠지?! 웃을까..ㅎㅎㅎ
달큰하게 녹아내린 채소들과 떡볶이떡.
쫄깃한 닭고기 골고루 담아드리고,
금주중인 마누라는 무알콜맥주.
우리집 고추장 자체가 매워서인지...
그이가 좀 힘들어하며 실력발휘도 못하고,
결국 반도 못먹고 남았으니,
싫던좋던 맵던말던 다음날도 닭볶음탕.
국물 넉넉히 덜어 밥넣고, 잘게썬 김치깍두기넣어
조리듯 볶다가,
(돌아다니던 부추잘라넣느라 정작 넣어야할
김 빠트림..!!! 따로 내어주고 알아서 먹으라함)
피자치즈올려주었다.
이게 고슬고슬하지못하고 볶음밥인가 싶지만..
딱 내가 원하던 결과!!
식당에서처럼 볶다가 팬에 상처입힌적이 있어
그런 몹쓸짓은 안하기로했다.
역시 그이는 좋아하는 음식을 아껴뒀다 나중에
먹는사람이다.
담다보니 피자치즈가 한쪽에 몰렸는데
맨~마지막 한술이 딱 그부분.
단순하니 귀엽기도하지...ㅎㅎㅎ
조만간 또 만들어서 꼬불쳐놓은 쫄면넣고,
종로마늘닭볶음탕집 흉내도 내봐야겠다.